이야기/내 이야기

1편 - 나는 항상 내일 퇴사를 생각한다, 그래서 공유한다.

클톡(CloudTalk) 2021. 10. 17. 23:44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졌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저에게 일기처럼 내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나는 항상 퇴사를 생각한다.

지금 IT 업계는 신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표되고, 클라우드 업체들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능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문화가 발전하고 있는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동료들이 여러 이유로 기술의 발전에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러 이유에는 그만한 이유는 있습니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치는 도전과 경험 그리고 공유입니다.

그래서 항상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퇴사를 더 빠르게 다른 동료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업무 문서화였습니다, 내가 없을 경우에도 동료들이 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알려주자. 그렇게 시작을 하게 되었고 1년을 재직한 회사에서 Notion을 통해 240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구성도/업무/정책/프로세스/회의록/발표/Legacy 등)

예시로 사용되는 이미지는 개인 Notion에서 관리하는 블로그입니다.

가장 좋은 점은, 제가 휴가를 가거나 자리를 비워도 저를 찾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염됩니다.
내가 시작한 업무 문서화는 동료에게 전염되고, 동료가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더 깊이 있게 알게 되고 내 동료는 어떤 일을 하길래 이렇게 맨날 힘들어하지? 그런 이유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단점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문서를 만들 때는 항상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따라 할 수 있는 정도로 만들어야 하고, 조직 문화가 정착이 되어있지 않다면 혼자 하다가 지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좋은 경험도 안 좋은 경험도 해봤습니다.


좋은 경험은 동료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습니다, 내 옆에 있는 동료가 어떤 업무를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것만큼 큰 장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

안 좋은 경험도 물론 해봤습니다, 혼자만 문서를 정리하고 나 이런 업무를 하고 있어요라고 아무리 소리를 쳐도 아무도 호응이 없습니다, 휴가를 간다면서 업무를 대행해 달라고 부탁하고는 그냥 옆에 와서 몇 번 마우스 클릭하고 이렇게 하면 돼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는 저는 이 멘트에서 충격을 먹었습니다.

나: 제가 휴가 다녀오시는 동안 업무를 대신해 드리면 될 것 같은데, 간단하게 라도 WIKI에 정리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A 씨: 아니야~ (마우스 딸깍딸깍) 이렇게 하면 되고 모르겠으면 전화해


전화를 하라고 합니다, 저는 너무 충격적으로 다가와서 아무 말도 못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로도 A 씨는 몇 번 이야기를 해도 Wiki로 업무를 남기지 않고, 전화를 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때 또 다른 의미를 알았습니다, A 씨 에게는 그 업무를 다른 사람이 대신하면 안 되는 업무였습니다. 그 업무를 누군가 대신할 수 있게 되는 순간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해를 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는 너무 맞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동료들이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까지 정리할 필요가 있어? 어차피 경력자들은 한두 번 해보면 다 할 수 있잖아? 맞습니다.
웬만한 경력자들은 한두 번 경험하고 다 할 수 있습니다, 근데 기술은 알아도 새로운 회사에 정책을 모릅니다.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지만, 이 회사의 정책을 경력자들은 모릅니다. 그래서 실행을 주저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공유하는 문서에는 정책과 프로세스가 녹아있도록 작성을 해줘야 합니다.

그렇게 정리할 시간이 어디 있어? 업무로 얼마나 정신이 없는데
작성하지 않으면, 더 바빠지게 됩니다.
한번 작성해 놓은 문서는 나에게 업무가 집중될 경우 작성한 링크를 전달하면서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성한 문서가 없을 경우에는 다른 동료에게 또다시 설명을 해줘야 하는 시간을 할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작성한 문서를 기준으로 자동화를 하기 쉽습니다, 또한 소스코드를 통한 자동화를 할 경우에도 작성해 놓은 문서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 외 많은 내용들과 주제들이 생각나는데 간단하게 정리하고 길이 너무 길어져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저 혼자만 문서화하고 공유를 하는데 너무 힘들어요
팀 문화를 바꿔보세요, 설득하고 설득이 되지 않으면 이직을 준비하세요

팀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요?
평가에 대한 기준부터 바꿔보세요,
A는 업무를 엄청 많이 하고 있어 평가를 좋게 해 줬습니다.
B는 업무를 별로 하지 않아서 A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A는 쉽고 간단한 업무도 문서를 정리해서 공유하지 않고, A의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항상 A에게 전화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A는 항상 업무를 많이 합니다.
B는 많은 업무를 문서로 정리했고, 사소한 장애가 발생되어도 다른 동료가 문서를 보면서 해결할 수 있고 자동화가 잘되어있어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지만 A보다는 업무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누가 업무를 잘하고 있는 걸까요?

마무리 하면서...

퇴사를 하겠다는 많은 이야기들은 자기 개발 및 자기의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꿈을 찾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진짜 항상 내일 퇴사할 수 있게 준비를 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엔지니어의 마인드최고의 인프라 설계내가 없어도 아무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일 내가 없어도 아무 지장이 없고, 나의 업무를 문서화로 공유하고 자동화했다면 내일 퇴사해도 되지 않을까? 내일 퇴사해도 되는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인 엔지니어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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